
“나는 왜 자꾸 같은 감정에 빠져드는 걸까?”“분명히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는데, 왜 여전히 나는 불안과 후회, 분노 속에 머물고 있을까?”『불행중독』은 그런 질문 앞에서 멈춘 사람에게 아주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혹시 당신, 불행에 익숙해진 건 아닐까? 책은 자극적인 어조로 몰아붙이지 않는다.오히려 매우 정제된 임상 심리학적 근거와 사례를 통해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불행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성을 조심스럽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감정은 단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이다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바로 ‘감정의 중독성’이다.사람은 불행한 감정을 반복하다 보면 그 감정 자체에 익숙해진다.그리고 그 익숙함은 안정감처럼 착각된다.책에서는 이를 “자기 파괴적 감정 루프”라고 부르며, 이 ..

흰색은 아무 색도 아니기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다.그리고 바로 그 이유로, 가장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색이기도 하다.홍한별 작가의 『흰 고래의 흼에 대하여』는 허먼 멜빌의 고전 『모비 딕』에 등장하는 ‘흰 고래’를 중심으로 ‘흰색’이라는 색채가 인간에게 어떤 정서적, 철학적 의미를 가지는지를 묻고 탐색하는 깊이 있는 에세이다. 책을 읽는 내내 한 가지 색을 이토록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새삼 ‘읽기’라는 행위의 끝이 없다는 걸 느꼈다.왜 흰색은 순수보다 두려움을 먼저 불러일으키는가보통 우리는 흰색을 평화, 순수, 결백의 상징으로 배운다.하지만 『모비 딕』 속 백색 고래는 그와 정반대의 정서를 불러온다.광기, 공포, 무한함, 그리고 해석할 수 없는 낯섦.홍한별 작가는 『모비 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