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떠나지만, 감정은 남는다.『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은 그 ‘남은 감정들’이 얼마나 조용히, 그러나 깊이 삶을 흔드는지 보여주는 책이었다.권지명 작가는 이 책에서 특별한 사람과의 이별, 그 이후 혼자 남은 감정의 층위를 절제된 언어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단순히 ‘슬픈 에세이’가 아니라, 관계가 지나간 자리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를 조용히 묻고 있는 책이다.상실의 순간은 끝이 아니라, 감정의 시작이었다이 책은 이별의 순간에서 출발하지만, 이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책을 읽다 보면 상실 이후의 시간이 훨씬 더 길고 복잡하다는 걸 알게 된다.사람이 사라진 자리는 빠르게 비워지지 않는다.오히려 함께 했던 말, 나누었던 시선, 무심코 쥐어줬던 손의 감각들이 훨씬 선명하게 되살아난다.작가는 그 감각들을 지..

『섬에 있는 서점』을 처음 읽었을 땐 단순히 “책을 좋아하는 이의 이야기겠구나”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알게 됐다.이 이야기는 책보다 더 깊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상실을 안고 사는 한 남자, 그리고 그를 둘러싼 작은 마을의 관계 속에서 책이 어떻게 마음을 묶고, 또 풀어주는지를 보여주는 감성적인 소설이었다.상실로 시작된 이야기 – 책을 통해 다시 살아가는 남자주인공 AJ 피크리는 외딴 섬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남자다.그는 아내를 잃은 후 세상과 거리를 두며 살아간다.그의 유일한 관심은 책, 그중에서도 엄선된, “괜찮은 책들”이다.그런 그가 어느 날 서점에 남겨진 한 아이를 통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작은 존재가 그의 삶을 조금씩 바꾸고, 그 변화는 책을 통해 더 넓어진다.이..